Tuesday, October 11, 2011

[문화] 트렌드 Now!/ 애견 열풍

  • 애견용품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애견용 모자,원피스,가방.



  • 프라다 스타일 스웨터(5만5000원), 트렌치 원피스(7만4000원), 후드 달린
    코트(10만원)….

    한 애견용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 제품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습니다. ‘버버리’
    스타일의 체크 무늬 모자(3만2000원)에는 ‘캐주얼, 정장에 모두 착용
    가능’이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습니다.

    몇주 전에는 견공 암·수 3쌍의 합동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신랑 신부가
    각자의 암·수 애견과 함께 동반 결혼식을 올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
    날엔 애견들도 번듯하게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맞춰 입습니다. 시중에는
    주인과의 커플룩은 물론, ‘애견용 월드컵 유니폼’까지 등장했습니다.

    2002년 한국. 일각에선 ‘보신탕 논쟁’이 한창이지만, 애완견들은
    만만찮은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애완견 250만마리 시대, 이제
    애견 산업은 1조원대에 육박하는 엄청난 시장입니다. 1000만원이 넘는
    고급 애견도 등장하고, 애견만을 타깃으로 한 출장관리 미용실과 카페,
    호텔, 중매 사이트, 사진관, 목욕탕, 납골당에, 애견용 가구와 보험상품,
    정서안정용 CD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유층의 소비과잉 풍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수중에
    돈이 남아도니까 키우는 개에게까지 돈을 쓴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이제 개는 ‘집 지키는 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이 됐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서, 애견은 외로운 현대인을 위로하는 가족이자
    친구 역할을 합니다. 애견을 ‘사고 판다’고 표현하는 건 실례입니다.
    ‘입양·분양하는’ 것입니다. 아파트에서 이웃과 싸워가며 강아지를
    키우는 어떤 이는 “직장 상사나 아내는 나에게 불만이 많지만, 얘는
    언제나 나를 최고로 생각한다”고 설명합니다. 그 아내는 “형제·자식도
    다 남 같고, 정 붙일 애는 얘뿐”이라고 하더군요.

    주인이 강도이건 노숙자건 왕따이건, 충성을 다 하는 게 개입니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그런 무조건적인 정(情)을 느끼기가 쉽지 않지요.
    선진국일수록 애견의 지위가 높고 애견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관계가 각박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닐까요?

    얼마전 국내에서도 애완견을 상습 폭행한 주인이 주민 신고로 벌금형에
    처해진 바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동반동물’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주장합니다. 애견에 대한 존중의
    수준도 선진국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브리짓 바르도는
    한국 개 문화의 한쪽만 봤지 다른 쪽은 못보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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