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사람] ㈜수레 이갑주 대표
수족관 전문가로 성공, 장애인들과 히말라야 오르고 성남·제천 특수학교에 곤충 사육 등 사업 추진
장애인 걷기 카페 운영… 매달 남한산성 함께 트레킹
이갑주(55)씨는 아쿠아리스트(Aquarist·수족관 전문가)다. 대구에서 20대 후반 나이에 수족관 일을 시작해 32세 때 수족관 분야 선진국인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수족관 장인 밑에서 3년간 공부하고 귀국해 국제 수족관 디스플레이 대상 등을 수상하며 명성을 쌓았다. 수족관 사업도 번창해 현재 전국에 1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사업가다.그는 또 '히말라야 희망원정대'를 조직해 장애인 및 소년소녀 가장들과 함께 2008년부터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5550m 높이의 히말라야 칼라파타르를 등정한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새로운 명함을 가졌다. 지난해 5월 설립한 경기도 예비 사회적 기업 ㈜수레(ww w.sule.co.kr)의 대표이사가 그의 새로운 직함이다. 이 회사는 성남과 충북 제천의 특수학교에서 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애완동물 소품 및 액세서리와 곤충 사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 ▲ 2008년 11월 뇌병변 장애인들과‘희망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칼라파타르를 오르고 있는 이갑주씨. /㈜수레 제공
평소 등산을 즐기던 그는 '장애인 희망원정대'가 히말라야에 올랐다는 뉴스를 접하고 2008년 직접 '희말라야 희망원정대'를 조직했다. 육체적 성취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해 11월 장애인협회 등에서 소개받은 뇌병변 장애인 5명과 이씨를 포함한 20여명의 '희망 원정대'는 히말라야 칼라파타르를 등정했다. 산행은 힘들었다. 등반 2~3개월 전부터 서울 도봉산 등에서 적응훈련을 했지만 막상 칼라파타르에 오르자 균형감각이 부족한 장애인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그는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압차 때문에 대원들이 밤마다 설사증세에 시달렸다"며 "원정대원 모두가 30분 단위로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 난관을 딛고 원정대원들은 모두 정상에 설 수 있었다.
히말라야에 다녀온 뒤 장애인 등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남은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는 더 강해졌다. 이후 2차례 더 히말라야 희망 원정을 다녀온 그는 본격적으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첫 시험이 지난해 5월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분당테크노파크에 창업한 ㈜수레다. '수레'란 이름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수레처럼 이웃과 배려하고 나눈다는 의미로 지었다. 수레는 그해 11월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수레는 성남 혜은학교와 충북 제천 청암학교 등 특수학교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남 혜은학교에서는 내년 판매 시작을 목표로 지난해 7월부터 200여명의 장애인 학생들에게 새장이나 토끼집 등 친환경 애완동물 소품 및 액세서리를 만드는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제천 청암학교와는 지난해 9월부터 사슴벌레·장수풍뎅이 등 수익성 곤충 사육 사업을 통해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 ▲ 지난해 7월부터 성남 혜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애완동물 소품 및 액세서리 제작 교육. /㈜수레 제공
자연 속에서 걷는 것이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그의 믿음에 따라 ㈜수레에서는 수레워킹(http:// cafe.daum.net/sule-walking)을 통해 매월 1·3번째주 토요일 혜은학교 학생들의 남한산성 트래킹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그는 ㈜수레를 통해 수족관을 테마로 한 아쿠아카페를 만들어 자폐아 부모나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미니펫샵(애완동물 가게)도 장애인들에게 분양해 마케팅과 유통을 대행할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소외계층을 돕는 사업들이 주는 사람만 기분 좋고 받는 사람은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짜 복지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기분 좋아야 하고 이런 점이 사회적 기업 ㈜수레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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