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11, 2011

[문화] 트렌드 Now!/ 애견 열풍

  • 애견용품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애견용 모자,원피스,가방.



  • 프라다 스타일 스웨터(5만5000원), 트렌치 원피스(7만4000원), 후드 달린
    코트(10만원)….

    한 애견용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 제품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습니다. ‘버버리’
    스타일의 체크 무늬 모자(3만2000원)에는 ‘캐주얼, 정장에 모두 착용
    가능’이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습니다.

    몇주 전에는 견공 암·수 3쌍의 합동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신랑 신부가
    각자의 암·수 애견과 함께 동반 결혼식을 올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
    날엔 애견들도 번듯하게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맞춰 입습니다. 시중에는
    주인과의 커플룩은 물론, ‘애견용 월드컵 유니폼’까지 등장했습니다.

    2002년 한국. 일각에선 ‘보신탕 논쟁’이 한창이지만, 애완견들은
    만만찮은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애완견 250만마리 시대, 이제
    애견 산업은 1조원대에 육박하는 엄청난 시장입니다. 1000만원이 넘는
    고급 애견도 등장하고, 애견만을 타깃으로 한 출장관리 미용실과 카페,
    호텔, 중매 사이트, 사진관, 목욕탕, 납골당에, 애견용 가구와 보험상품,
    정서안정용 CD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유층의 소비과잉 풍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수중에
    돈이 남아도니까 키우는 개에게까지 돈을 쓴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이제 개는 ‘집 지키는 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이 됐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서, 애견은 외로운 현대인을 위로하는 가족이자
    친구 역할을 합니다. 애견을 ‘사고 판다’고 표현하는 건 실례입니다.
    ‘입양·분양하는’ 것입니다. 아파트에서 이웃과 싸워가며 강아지를
    키우는 어떤 이는 “직장 상사나 아내는 나에게 불만이 많지만, 얘는
    언제나 나를 최고로 생각한다”고 설명합니다. 그 아내는 “형제·자식도
    다 남 같고, 정 붙일 애는 얘뿐”이라고 하더군요.

    주인이 강도이건 노숙자건 왕따이건, 충성을 다 하는 게 개입니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그런 무조건적인 정(情)을 느끼기가 쉽지 않지요.
    선진국일수록 애견의 지위가 높고 애견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관계가 각박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닐까요?

    얼마전 국내에서도 애완견을 상습 폭행한 주인이 주민 신고로 벌금형에
    처해진 바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동반동물’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주장합니다. 애견에 대한 존중의
    수준도 선진국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브리짓 바르도는
    한국 개 문화의 한쪽만 봤지 다른 쪽은 못보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새 책] 동물 나라 말 배우기 외


▲동물 나라 말 배우기(모니카 랑에 글) = 어린이에게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동물.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 앵무새와 토끼 같은 애완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동물 행동의 특성을 그림과 친구들의 말로 재미있게 알려준다. 디자인하우스, 8500원.







▲아빠, 세상은 왜 옳지 못한가요?(앙드레 랑가네 글) = 아빠와 초등학교 3학년인 열 살짜리 딸이 함께 나누는 진지한 세상 이야기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올바르지 못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위한 지침서이다. 주니어김영사, 6500원.
▲누리에게 아빠가 생겼어요(소중애 글) = 암으로 아빠를 잃고 초등학교 선생님인 엄마와 둘이서 살아가는 누리. 초등학교 3학년인 누리는 아빠를 잃은 슬픔이 조금 남아 있지만 엄마랑 둘이서 살아가는 일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 새 아빠 이야기를 다룬 창작 동화다. 어린이중앙, 6500원.

▲새봄이 이야기(최재숙 글) = 새봄이는 집 안에 만날 과자 부스러기를 흘린다고 어머니께 야단 맞자, 공원에 가서 개미 열 마리를 잡아 온다. 개미들은 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니 좋고, 새봄이는 야단 안 맞으니 좋고, 엄마는 청소를 안해도 돼서 좋다. 그런데 개미들은 청소를 하지 않고, 친구들만 잔뜩 불러 모은다. 보림, 7000원.
▲만화 가시고기-3권(조창인 원작, 손재수 만화) = 인기 소설 ‘가시고기’를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게 만화로 다시 엮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다움이는 백혈병으로 학교에 가지 못한다. 아빠의 정성에 다움이는 마치 가시고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기탄출판, 각권 9000원.

[Metro] 서울사람/ 방송인 이참씨

  • 남산 야외식물원에 있는 연못가로 자신이 기르는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이참(옛 이름 이한우)씨. 도심에서도 울창한 숲을 즐길 수 있는 남산은 서울의 보배라고 했다. /주완중기자


  • ‘독일 출신 한국인’ 이참(李參·49)씨. 방송인이나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이한우’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그를 남산 하얏트호텔
    건너편에 있는 남산 야외식물원에서 만났다. 1970년 말 이후 한국에
    자리를 잡은 그의 서울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한남동 집에서 나와 남산에 오르곤 합니다. 도심 한가운데 울창한 숲이
    있는 남산은 서울의 보배입니다. 야외식물원은
    야생화원·유실수원·약용식물원 등 주제별로 나뉘어 있어 남산의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죠.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산에 올라 1시간 정도 남산에
    파묻힙니다.”

    그의 남산 산책길 동반자는 진돗개 ‘벤’(애칭 베니). 15년 전부터
    ‘진사모’(진돗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벤은 둘도 없는 친구다.

    “진돗개는 점잖으면서도 당당한 풍모가 매력이죠. 서양개처럼 머리나 몸
    모양이 각(角)이 지지 않은 부드러운 외모나 성격이 한국인을 닮은 것
    같아요. 한강변 갈대밭도 벤과 함께 자주 찾습니다.”

    TV드라마 등에 출연한 방송인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20년 이상 기업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해온 기업 전문가. 현재 미국·유럽 등지로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담당하는 컨설팅업체 참스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1978년 처음 한국에 온 그는 82년 한국인 아내(46)와 결혼해 아들(18)과
    딸(14)을 두었다.

    집에서는 한국어와 독일어·영어 등 3개 국어로 가족끼리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1986년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독일 이름 베른하르트 콴트를 버리고,
    한국인 이한우(李韓佑)가 됐다. ‘한국을 돕겠다’는 뜻. 성(姓)은
    한국인 중 가장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에게서 빌려왔다. 2001년
    이참(李參)으로 개명했다.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동참(同參)하겠다는 뜻이죠. 참된 한국인이
    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작년 가을에는 ‘월드 와이드 와인 클럽’을 마련해 와인강의를 맡고
    있다. 독일의 전통적인 포도주 생산지역인 나헤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수백 종에 이르는 와인의 종류와 마시는 법, 테이블 에티켓 등을 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정작 좋아하는 음식은 국물이 있는 탕 종류라고 했다.
    매운탕·갈비탕·설렁탕·추어탕 등을 꼽았다. 인삼차에 대추를 띄워
    즐겨 마시는,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용산구 갈원동 사무실 인근의 성남극장 뒤편 남영동 부대찌개 골목
    가게들에도 단골이다. ‘김가이가 칼국수 버섯매운탕’(792-4393) 집에선
    각종 약재와 버섯을 건져 먹고, 칼국수와 밥죽으로 배를 채운다.

    10여년 전 한·독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할 때는 남대문시장 골목의
    십전대보탕집을 자주 찾았다. “한약재를 넣어 감기기운이 있을 때면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기도 했죠.”

    독일인 친구를 만날 때는 이태원에 있는 ‘3 Alley Pub’(749-3336)에서
    소시지와 맥주를 곁들인 정통 독일음식을 즐긴다. 사직공원 인근의 ‘THE
    SOHO’(722-1999)는 주인이 수집한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황학동 벼룩시장은 주말 나들이 코스. “오래된 도자기나
    골동품·가구·조각품 등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서울
    구경을 시켜 달라는 외국 친구와 함께 꼭 찾는 코스입니다. 제기동
    약재시장에선 각종 한약재를 구경할 수 있죠.”

    그는 청계천 7가에 있는 애완동물거리에서 구입한 앵무새 한 마리와
    햄스터 두 마리, 열대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서울은 저에게 단지 제2의 고향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인생의
    절반인 25년 이상을 서울에서 살았으니까요.”

    그는 서울을 ‘섞어찌개’에 비유했다. “고도로 발달된 정보화 사회의
    역동성과 전통적인 문화의 보수성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음식으로 치면
    해산물·돼지고기·야채가 한데 어울려 맛을 내는 섞어찌개라 할까요.
    세계 어느 나라도 서울처럼 교회·절·성당·이슬람성당 등이 함께 있는
    곳이 드물거든요. 힐튼호텔에서 1만원짜리 커피를 파는가 하면, 호텔
    바로 뒤에 있는 남대문시장에는 4000원짜리 감자탕집이 즐비하니까요.
    여러 문화가 섞인 ‘퓨전문화’가 한국의 잠재력입니다.”

    올해 초 서울시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도심에 자리한 청계천이 복원되면 서울의 명물이 될 겁니다. 이제껏
    서울만의 독특한 문화를 사실 찾기 힘들었거든요.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변에서 연인을 만나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나의 애완동물] 애완 거미‘로즈헤어’

친구들이 만지면 이빨 거미도 주인 알아봐요!


손등에 거미를 올려 놓고있는 이재준 군.
이재준 서울 정목초등 6년
나의 꿈은 곤충박사가 되는 겁니다. 2학년 때부터 햄스터ㆍ병아리ㆍ토끼 등을 키웠고, 점차 장수풍뎅이·사마귀·사슴벌레 등 곤충으로 관심이 옮겨졌어요.
지난해 애지중지 키우던 장수풍뎅이 한 쌍이 차례로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겁도 났어요. 더 이상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7월쯤 이모네 집에서 사촌 형이 키우는 로즈헤어 거미를 만났어요.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바로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고, 꼬박 한 달 만에 허락을 받았습니다. 모든 관리는 내가 맡기로 약속했고, 로즈헤어는 내 방에 둥지를 틀었답니다.
지난해 8월 우리 집에 올 때 녀석은 고작 6cm 정도였어요. 지금은 훌쩍 자라 14cm 정도가 됩니다. 두 달 전에는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았어요. 모두 내 방에서 잘 자라고 있답니다.
로즈헤어는 독이 있는 거미예요. 처음에 채집통(사육통)에서 꺼내 들었을 때, 녀석은 이빨을 드러냈어요. 얼른 다시 넣어 버렸죠. 그리고 며칠 후 다시 집어 들었을 때에는 이빨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다른 친구들이 만지면 물려고 한다는 거예요. 거미가 뭘 알겠나 싶어 아직까지 이름도 안 지어줬는데, 아무래도 주인을 알아보는 것 같아요. 얼른 녀석에게 멋진 이름을 지어 줘야겠어요.
겨울엔 채집통에 전기장판‐‘애지중지’

로즈헤어는 습도와 온도 조절을 잘 해 줘야 해요. 겨울에는 채집통 밑에 전기장판을 깔아주고, 집 안에는 물 적신 스폰지를 두지요. 매일매일 깨끗한 물을 갈아 주는 건 필수예요. 아직까지 나의 애완동물을 본 여자 친구들은 없어요. 이야기만 듣고도 기겁을 하거든요. 남자 친구들은 멋있다고 부러워하는데…. 아무튼 로즈헤어 덕분에 우리 집은 늘 친구들로 북적입니다.
로즈헤어 : 볼리비아·칠레 북부·아르헨티나의 건조한 지역에서 사는 거미. 17cm까지 자라며, 평균 수명은 12년. 기온은 25~27도, 습도는 70% 정도. 순하고 키우기 쉬워 관상용으로 인기다. 먹이는 귀뚜라미, 슈퍼웜, 밀웜, 핑키, 백쥐, 햄스터, 삼겹살 또는 닭가슴살 등등.

[수도권] 人生 부럽지 않은 '애완犬生'

나홀로 가구 크게 늘면서 애완견 인구 1000만 육박
직장 출근땐 유치원 맡겨… 쉴땐 테마파크 등 함께 가… 개 죽으면 납골당 안치…

17일 오후 1시쯤 노원구 상계3동 애견 유치원 '포레스트 독'.

나지막한 나무 층계 위 온갖 장난감 인형과 공이 앙증맞게 준비된 '실내 놀이터'에서 강아지 5마리가 뛰어놀고 있었다. 육포를 손에 든 유치원 선생님 박안수(30)씨가 다가오자 강아지들은 일제히 뛰어들어와 안기는가 하면, 연방 꼬리를 치며 '뽀뽀' 애교를 부렸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박씨는 강아지들에게 '손 내밀기' '엎드리기' 같은 기본예절 교육을 하기도 하고 그림책을 보여주며 어르고 달랬다.


17일 노원구 상계3동 애견 유치원‘포레스트 독’에서 유치원 선생님 박안수(왼쪽)씨와 최순진(오른쪽)씨가 강아지들을 돌보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과도한 호화 애견 문화는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강아지를 '가족'이나 '반려동물'로 여기는 사람들의 강아지 사랑은 지극하다.

애견 유치원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애견 인구는 1000만명(애견 350만 마리 기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견 가격도 수십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까지 호가한다. 강아지를 낳을 때 대개는 집에서 자연분만하지만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25만~30만원 들어간다.

이들 애견을 돌봐주는 '애견 유치원'이 최근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낮 동안 강아지를 돌볼 사람이 없는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애견 유치원은 집을 비우게 됐을 때 강아지를 잠깐 맡기던 기존 동물병원과는 달리 강아지를 낮 동안 돌보고 교육도 시킨다. 이날 찾은 애견 유치원 '포레스트 독'은 기존 애견미용 시설에 추가로 지난 9월 50㎡(약 15평) 규모로 별도 유치원을 개장했다. 하루 평균 5마리, 일주일이면 20~30마리의 '원생' 강아지들이 찾는다. 학비는 강아지 무게별로 다른데, 3㎏ 미만은 하루 1만원, 3~6㎏은 1만5000원, 6~10㎏는 2만원이다. 한 달 동안 보내면 가장 경량급 강아지도 30만원이 드는 셈이다.

전날 전화 연락을 해두면 애견 교사들이 오전 8시부터 애견을 차에 태워 유치원에 데려오고, 밤 퇴근 시간에 맞춰서 데려다 주는 '스쿨버스' 서비스도 생겼다. 애견 유치원 스케줄은 건강체크부터 야외 산책, 빗질·털 관리 등으로 빽빽하다.

유치원 원장 최순진(30)씨는 "단순히 강아지를 보살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나쁜 버릇이 있던 강아지 행동을 교정하기도 하고 다른 강아지와 잘 어울리도록 사회성을 길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치원 홈페이지에는 "토토가 사료를 잘 먹지 않아 걱정이 많으신데, 여기서는 저녁때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답니다" 같이 애교 섞인 '알림장'도 올라간다. 이런 애견 유치원은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일산 등지에 몰려 있다. 강남 역삼동 P애견유치원은 "하루 30마리 정도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애견 테마파크

애견 테마파크는 애견용 운동장과 수영장, 훈련장, 애견용품점 등을 갖추고 있다.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있는 '페티앙 캐슬'은 1500여평의 넓은 공간에 강아지 호텔, 훈련소, 수영장, 애견용품숍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애견 관리를 위해 12명의 스태프가 근무하며, 호텔 이용 비용은 1박2일 1만5000원 수준이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스타독스'도 지난 7월 1500여평의 애견 운동장과 30평짜리 애견 수영장을 비롯, 애견 호텔, 훈련장 등을 갖추고 개장했다. 김민성(31) 대표는 "애견 수영장에는 여름의 경우 하루 100여 마리, 지금도 주말에 30마리가 주인들과 함께 찾는다"고 말했다. 애견 운동장 이용료는 애견 주인 입장료 5000원에 강아지 크기에 따라 5000~1만원 추가된다.

애견용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장시간 쇼핑이나 산책을 할 때 애완동물을 태우고 다니는 애완동물 전용 유모차는 6만~8만원부터 최고 22만원(리첼 메리카트 유모차)까지 다양하다. 강아지용 향수와 보석 등 각종용품도 선보였다.

'반려동물' 장례식장·납골당

지난 2008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죽은 반려동물의 사체를 함부로 처리할 수 없게 된 이후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화장장, 납골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기도 등지에 많다.

애완동물 장례 절차는 사람이 죽었을 때와 비슷하다. 관에 강아지 시신을 눕힌 뒤 화장을 하는데, 화장로가 가동되는 동안 가족들은 추모실에서 강아지의 명복을 비는 추모식을 지내기도 한다. 애완동물 뼈는 가루로 만든 후 유골함에 담아 납골당에 보관한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러브펫'에서는 강아지 장례가 하루 2~3건 이뤄진다. 가격은 화장 비용(5kg 이하 기준) 15만원, 오동나무관 5만원, 염 3만원, 수의 6만원 정도다. 납골당 1년 가입비는 10만원 정도로 한 번 장례를 치르는 데 30만원 정도 들어간다. 러브펫 조용환 대표는 "죽은 애완견의 장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명지대 장례지도학과 대학원을 수료하고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딴 뒤 반려동물 장례사업을 시작했다"며 "100여구의 애완동물이 안치된 납골당에는 추모객들이 그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와 고양이, 그들과 대화해 보셨나요

개와 고양이에 대한 책. 그런데 책장을 덮고 나면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 진다. 애완동물이 이렇게 귀엽고 저렇게 사랑스러우니까, 이리저리 잘 돌보라는 차원의 책이 아니다. 집에서 함께 사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쥐 잡는 고양이’ ‘집 지키는 개’ 이상으로 자리잡게 된 21세기 한국에 드디어 한 차원 높은 개와 고양이에 대한 책이 나왔다.
두 저자가 펄쩍 뛰며 싫어할 단어는 ‘애완동물’일 것이다. ‘기른다’는 말도 용납 못할 것이다. 극과 극인 개와 고양이를 각각 다룬 책이니 만큼 둘의 톤과 스타일도 사뭇 다르다. 그러나 어떻게 우리가 네 발 달린 털북숭이 친구를 통해 이 풍진 세상에서 따뜻한 위안을 얻는지, 또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영적인 성장에 이르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고양이에게는 아무래도 고양이를 좀 알아야 와 닿는 책. 그러나 와락 달려드는 개와는 달리 언제나 딱 한 발짝, 아슬아슬한 거리를 둔 채 사람을 관찰하는 고양이의 행동거지, 무수한 낮과 밤을 비위를 맞추며 보내야 비로소 다정한 ‘야옹’ 한 마디 해 주는 고양이의 냉정함, 감히 말 붙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고독한 고양이의 뒷모습을 아는 독자라면 ‘맞아 맞아’ 하고 맹렬히 무릎을 쳐 가며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주인공은 ‘나옹’. 혼자놀기의 대가 ‘스노우캣’으로 유명한 저자가 실제로 키우고 있는 이 아메리칸 숏헤어는 이미 인터넷 스타다. “어쩔 때는 고양이에게 너무 쥐여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옹이 그를 행복하게 한 건 분명하다” “고양이와 등을 맞대고 누워본 적 있는지(고양이가 와서 등을 대줄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당신은 이미 천국에 다다른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된 것이다” 등 ‘고양이 경구’를 섬세한 드로잉에 곁들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고양이 사진들 덕분에 길거리 고양이의 삶까지 쿨해진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고양이를 좋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명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대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개와 사람 사이는 지금까지 나온 책 중 사람과 개의 관계를 가장 진지하게 고찰한 저서일지 모른다. 개의 진화, 개와 종교, 개를 둘러싼 과학적·심리학적 연구까지 거창하게 전개하는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우리는 개와 말을 할 수 있을까’. 답은 ‘할 수 있다’. ‘앉아’, ‘이리 와’, ‘우리 공놀이할까’ 따위가 아니라 사람과 똑같이 개개의 욕망과 능력을 가진 생명체의 가슴으로부터 울리는 음성을 듣는 것이다.
“나로서는 동물에게서 느끼는 사랑의 깊이를 묘사할 단어가 없다. 그들이 나의 눈을 들여다볼 때면, 가슴에 와 닿는 사랑이 끝없이 확장되는 느낌이라는 것밖에는” “나는 동물의 감정이 우리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믿는다. 왜냐하면 대체로 우리는 정신적인 혼동으로 순간의 감정에 집중 못하지만 동물들은 그 순간에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뒤로 갈수록 책은 코엘료의 ‘연금술사’처럼 신비롭고 묵직한 분위기로 흐른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먼지처럼 떠돌던 나와 개가 만난 인연을 돌아보며 벅찬 감동을 느끼다가 개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는지(개는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살아있기를 지속하기도 하는데 이는 함께 살았던 사람이 감정적으로 자신을 보낼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를 다룬 부분에 이르면 코끝이 찡해질지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곁에 있는 고양이, 개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그러나 두 책의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그들을 껴안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다정하게 품어주는 것이다. 주인 잘 만나 호강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구제해 주는 것이다.

[동물은 내 친구] 동물 왕국의 슈바이처 `수의사`

에버랜드동물원의 이경혜 수의사가 올해 여섯 살 된 암컷 코끼리 ‘하티’의 안구를 검사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결막염 등 눈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꼭 확인한다. 류정훈(에버랜드 홍보팀)
어린이 친구들, 안녕하세요!

저는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경혜 수의사라고 해요.

친구들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모두들 장래 희망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겠죠?

저는 어릴 적에는 선생님이 꿈이었는데, 동물을 대하는 일이 너무 좋아서 수의사가 되었어요.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그 중 무척 매력 있는 일 중 하나인 동물원 수의사에 대해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자! 한번 빠져 보시겠습니까?

/ 이경혜 (에버랜드동물원 수의사)

동물원 수의사는 무슨 일을 할까요?

동물원의 아픈 동물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일을 합니다. 일반 동물 병원과 다르게,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이 아플 때 직접 병원에 오는 것이 아니고, 수의사들이 직접 아픈 동물들을 찾아갑니다. 동물원의 야생 동물들은 개, 고양이처럼 사육사가 쉽게 옮겨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주 작은 다람쥐 원숭이부터 5톤(t)이 넘는 커다란 코끼리까지 아프다는 연락이 오면 진료 가방을 들고 급히 달려간답니다.



맹수류의 두개골.
치료 이외에도 동물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하는데요, 동물이 원래 살던 곳의 환경이나, 습성을 조사하여, 동물이 사는 집의 환경을 알맞게 만들어주고요, 건강한 아기를 많이 낳도록 번식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또 동물이 무엇 무엇을 먹어야 튼튼하게 잘 자랄 수 있는지 조사하고, 사육사와 함께 토론하기도 하고요. 동물이 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동물원 구석구석을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동물 식구들이 최대한 자연 상태와 비슷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동물원 수의사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야생 동물이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데 훨씬 힘이 많이 듭니다. 왜냐하면, 야생 동물들은 우리들이 집안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처럼 사람의 손길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조심스레 다루지 않으면, 치료하는 것이 오히려 동물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물을 매우 세심하고 조심스레 대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아주 가끔 소중한 우리 동물들을 함부로 대하는 관람객들이 있어요. 풀만 먹고사는 동물에게 팝콘, 과자 등을 주어서 배탈이 나게 하기도 하고, 기다란 막대기나 돌로 괴롭히기도 하지요. 이건 마치 커다란 거인이 우리에게 강제로 풀을 먹이고, 몸 여기저기를 찌르는 것과 같답니다. 아프고 답답하겠죠? 저항할 수 없는 동물을 아프게 하는 일을 우리 어린이들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나 짐승을 잡는 데 사용하는 도구인 덫에 걸려 절단된 야생 수리부엉이 다리를 소독해주고 있다. 이 동물원에는 가끔 일반인들이 동물 치료를 부탁해오기도 한다.
동물원 수의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비한 야생 동물들을 날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선생님이 이 직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저는 특히 초식동물들을 좋아하는데, 눈동자가 크고, 맑으며, 태어날 때부터 그 품성이 착하기 때문이에요. 동물 사회에도 서로 사랑하고, 싸우며, 사이가 나빠지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사랑을 얻기 위해서 서로 다투기도 하고, 어미가 새끼를 아끼는 모성애도 사람만큼이나 진하답니다. 같은 동물 종 사이에서도 각기 성격이나 취향이 달라서, 각각의 동물 하나하나의 행동을 관찰하는 일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동물원 수의사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나요?

먼저 6년제 수의학과 대학을 졸업하고 수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뒤 수의사 면허증을 취득해야 해요. 그래야만 동물원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 자격을 갖추게 된답니다. 동물원에는 시험을 통해 입사할 수 있는데, 사전에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서적들을 많이 본다면 일을 할 때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어 실력 또한 중요한데, 외국 동물원과의 교류를 통해서 동물 관련 정보와 사례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수많은 동물원들은 역사가 깊기 때문에 많은 경험 지식들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야생 동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겠지요. 거기에 튼튼한 체력까지 가진다면 동물원 수의사가 되기에 최고의 조건입니다!

납복 조끼를 입은 이경혜 수의사가 프레리도그의 골절 이상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엑스레이(X-ray)를 촬영하고 있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어린이들 많죠?

동물원 수의사에겐 동물원의 모든 동물 식구들이 애완동물이랍니다. 강아지 한 마리도 밥 먹이고, 목욕시키고, 돌보아줄 일이 많은데, 2000여 마리나 되는 동물들을 일일이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우리 수의사와 사육사들은 동물에 대한 애정으로 그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으며, 어린이 친구들에게 귀엽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물원 수의사의 세계에 푹 빠져보셨나요?
이 매력에 평생 빠져보고픈 어린이 친구들은 지금 바로 지망하세요! 동물 사랑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