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만지면 이빨 거미도 주인 알아봐요!
- ▲ 손등에 거미를 올려 놓고있는 이재준 군.
나의 꿈은 곤충박사가 되는 겁니다. 2학년 때부터 햄스터ㆍ병아리ㆍ토끼 등을 키웠고, 점차 장수풍뎅이·사마귀·사슴벌레 등 곤충으로 관심이 옮겨졌어요.
지난해 애지중지 키우던 장수풍뎅이 한 쌍이 차례로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겁도 났어요. 더 이상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7월쯤 이모네 집에서 사촌 형이 키우는 로즈헤어 거미를 만났어요.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바로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고, 꼬박 한 달 만에 허락을 받았습니다. 모든 관리는 내가 맡기로 약속했고, 로즈헤어는 내 방에 둥지를 틀었답니다.
지난해 8월 우리 집에 올 때 녀석은 고작 6cm 정도였어요. 지금은 훌쩍 자라 14cm 정도가 됩니다. 두 달 전에는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았어요. 모두 내 방에서 잘 자라고 있답니다.
로즈헤어는 독이 있는 거미예요. 처음에 채집통(사육통)에서 꺼내 들었을 때, 녀석은 이빨을 드러냈어요. 얼른 다시 넣어 버렸죠. 그리고 며칠 후 다시 집어 들었을 때에는 이빨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다른 친구들이 만지면 물려고 한다는 거예요. 거미가 뭘 알겠나 싶어 아직까지 이름도 안 지어줬는데, 아무래도 주인을 알아보는 것 같아요. 얼른 녀석에게 멋진 이름을 지어 줘야겠어요.
겨울엔 채집통에 전기장판‐‘애지중지’
로즈헤어는 습도와 온도 조절을 잘 해 줘야 해요. 겨울에는 채집통 밑에 전기장판을 깔아주고, 집 안에는 물 적신 스폰지를 두지요. 매일매일 깨끗한 물을 갈아 주는 건 필수예요. 아직까지 나의 애완동물을 본 여자 친구들은 없어요. 이야기만 듣고도 기겁을 하거든요. 남자 친구들은 멋있다고 부러워하는데…. 아무튼 로즈헤어 덕분에 우리 집은 늘 친구들로 북적입니다.
◆로즈헤어 : 볼리비아·칠레 북부·아르헨티나의 건조한 지역에서 사는 거미. 17cm까지 자라며, 평균 수명은 12년. 기온은 25~27도, 습도는 70% 정도. 순하고 키우기 쉬워 관상용으로 인기다. 먹이는 귀뚜라미, 슈퍼웜, 밀웜, 핑키, 백쥐, 햄스터, 삼겹살 또는 닭가슴살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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